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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벗수필 42] 안유빈의 수필집(1) - 별들의 합창
    · 고객선호도 :
    · 출판사 : 글벗
    · 글쓴이 : 안유빈
    · 원제:별들의 합창
    · 출간일:2017.02.20
    · 페이지:232
    · 출고예상일:주문후 3일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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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유년기 때 난 우리 집이 꽤나 부자인줄 알았다. 우선 우리 집이 우리 블록에서 제일 크고 좋았기 때문이다. 또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골고루 쌓여 있었고 간식도 늘 대여섯 가지씩 있었다. 아이스크림은 호텔로 들어가는 4kg들이 한통씩 냉동실에 늘 있었으니 어린 소견에 더 바랄게 없었다. 우리 집에는 친구들이 늘 들끓었다. 어떤 친구는 남매가 2,3일씩 먹고 자고 집에 안가는 친구도 있었다. 할머니는 아이들이 다섯 명이든 여섯 명이든 밥해 먹이고 떡볶이 해먹이면 설거지가 싱크대에 수북이 쌓여도 나하고 놀아주는 친구들까지 다 예뻐하셨다.

할머니는 우리 동네에서 내 또래 아이들 8명에게 글짓기를 가르치셨다. 여름이면 주말마다 그 얘들을 다 데리고 영종도 왕산 해수욕장으로 가셨다. 그때는 지금처럼 조개구이니 노래방이니 하는 유락시설이 전혀 없어서 조용하고 깨끗했다. 2k쯤 되는 백사장이며 아득한 수평선까지 절경이었다. 할머니는 내 피부가 탈까봐 망토를 준비하시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소꿉놀이 등 장난감이며 먹거리까지 한 짐 짊어지고 가신다. 거기서 우리들은 모래사장에 소꿉놀이를 차리고 모래로 집을 짓고 놀았다. 그리고 모래사장에 철썩거리는 파도에 발 담그고 첨벙거리며 빽빽 소리 지르며 뛰놀았다.

해가 뉘엿뉘엿 할 때쯤에 집에 올 때는 버스 타는 곳까지는 좀 멀었다. 할머니는 우리들이 걷는데 지루할까봐 학교 서생님처럼 맨 앞에 서서 구령을 하신다. ‘오리!’ 하면 우리들은 꽥꽥하며 받아서 큰소리로 소리 지른다. 이어서 참새 짹짹, 비둘기 구구, 고양이 야옹, 바둑이 멍멍, 하면서 따라간다. 얼마쯤 가다가 시원한 그늘을 만나면 쉬면서 남겨뒀던 간식을 주신다. 콜라, 초코파이, 사탕 등등을 주시는데 그때 먹던 간식은 꿀맛이다.

할머니가 그렇게 부족함 없이 키우신 탓일까? 한 번도 엄마를 그리워 해 본적이 없었다. 오히려 할머니가 서울에 글짓기 수업 때문에 오후에 가셨다가 밤 10시 경에 오시든지 가끔씩 세미나 가실 때는 무척 보고 싶어 했다.

내가 유년기 때 우리 집이 극도로 어려운 터널을 지날 때였음을 철없던 나는 전혀 몰랐었다. 할머니는 은행 부채에 시달렸고, 집은 팔리지 않고 생활비까지 걱정이 태산 같으셨을 터이지만 난 철이 없어 몰랐었다, 결국엔 집이 경매에 없어지고 큰아빠는 지병으로 세상을 뜨고, 아빠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세관 업무를 봤는데 뭐라고 설명 할 수 없다. 그 참담한 생활 중에도 나를 그토록 극진한 사랑으로 키우신 노고를 말로 다 할 수 없다.

할머니 생각만 하면 언제나 가슴이 뭉클하고 뜨거워진다. 사춘기 때 할머니에게 심술피고 반항했던 일을 크게 뉘우친다. 내 일기를 책으로 엮어 주셨는데 살아가면서 등불처럼 받쳐 들고 자주 읽으면서 할머니 사랑과 노고에 오래오래 감사한 마음으로 읍하며 살 것을 다짐한다.

 

- 2016년 여름에 싱가폴에서 저자 유빈


추천의 글

 

일기를 쓰는 행복

 

최 봉 희(수필가, 평론가, 글벗 편집주간)

 

어릴 적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방학숙제로 선생님께 일기를 제출한 기억이 있다. 일기를 숙제로 쓰다 보니 형식적이거나 관례적으로 억지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그 기억은 즐거움과 어려움이 교차하던 시간이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늘 기록했다. 때로는 비서에게 실수를 받아 적게 한 경험도 있다. 물론 차마 말하기 창피한 것은 본인이 직접 썼다. 그 뒤 그 내용을 소리 내 읽었다. 마치 거울에 비추듯 자신의 실상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일기는 삶의 성찰을 통해서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행복한 기록임에 틀림없다. 그런 면에서 일기 쓰기는 삶을 살아가는 건강한 힘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일기를 영혼의 보약이라고 말하고 싶다. 유치원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10여 년 동안 매일 일기를 꾸준하게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안유빈의 일기는 다른 일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안유빈은 두 돌 막 지난 시기부터 할머니 김의순 작가의 손에서 성장했다. 할머니의 가르침을 스펀지처럼 빨아드리면서 이웃 친구와 선생님의 가르침에 건실하게 성장한 보기 드문 학생이었다. 더욱이 그에게는 남다른 능력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미덕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그 어려움을 이겨낸 긍정의 힘이 아닌가 싶다.

그 내용이 한 가정의 가족사이자 한 사람의 성장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 집과 학교를 오가면서 더 어려서는 유치원과 교회를 오가면서 때로는 동네에 있는 작은 소공원이며 아파트 놀이터, 집근처에 있는 중·고등학교 운동장까지 두루 뛰놀던 유년시절의 정서를 진솔하게 담고 있는 것이다. 여러 명의 친구와 선배들, 그리고 작가 안유빈 학생과 함께 했던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마치 추억으로 소록소록 담겨 있다.

특히 대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보고 느낀 정서 표현이 사금을 뚫고 나오는 샘물처럼 맑고 청명하다. 하늘의 해님, 별님, 구름 등을 보고 느낀 정서와 하루살이 곤충, 모기에서부터 매미, 잠자리, 벌레, 심지어는 조개껍데기에 이르기까지 따스한 관심으로 마음을 나누었던 그 순진무구한 상상력까지 그 발상은 참으로 특별하고 가치가 있다. 도무지 어른 세계에서는 만날 수 없고, 따를 수 없는 진솔하고 순박한 생각과 경험들이 맑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그를 수필가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지난 10여 년 간 끊임없이 진솔하게 써내려간 104권의 일기에서 삶의 아름다운 가치인 나눔과 감사, 그리고 용서라는 행복의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특별히 어린 아이의 마음에 담겨진 순수와 할머니와의 함께 하는 살가운 정을 느끼면서 때론 배꼽을 잡고 웃기도 하고 때론 눈시울이 뜨거울 만큼 소소한 감동이 흐른다. 다른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큰 귀감이 되는 것은 물론 모범사례로 추천하고 싶다. 많은 독자들의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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