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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벗시선62] 박성춘 시집 - 송충이의 솔잎공장
    · 고객선호도 :
    · 출판사 : 도서출판 글벗
    · 글쓴이 : 박성춘
    · 원제:송충이의 솔잎공장
    · 출간일:2013. 09. 20
    · 페이지:150
    · 출고예상일:주문 후 3일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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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태어나 처음으로 얻은 별명
, 송충이는 그 당시 저에겐 좀 기분 언짢은 별명이었으나 지금은 이와 같이 저의 첫 시집 타이틀에 올라가는 영광스런 별명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유난히도 길거리에 송충이로 즐비했던 춘천시 거리를 걸으며 송충이가 제 별명이었던 저는 거리에 가득한 송충이들이 제 동족과 같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은 속담 하나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 산다.”

그 당시 이 속담을 듣고는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송충이에 감정이입이 되어 마치 제가 부당한 운명을 타고 난 듯 입을 삐죽거리기도 했습니다.

 

예상하시다시피 시집 타이틀,송충이의 솔잎공장은 저의 시와 글들을 만들어 내는 제 삶과 느낌과 이성, 즉 저의 존재 자체를 뜻합니다. 글은 제 삶 가운데 문득 스치는 생각과 경험한 일들과 제 오감으로 들어오는 모든 감각 가운데 저의 존재, 즉 솔잎공장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공장을 가동하기 위한 재료인 솔잎 중엔 제가 기독교적 토양에서 성장한 관계로 기독교적 색채가 강한 내용도 있습니다. 저는 이웃종교에서도 배워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앞으로 솔잎 중엔 다른 종교적 색깔도 들어갈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제 삶 가운데 접하는 모든 것들이 솔잎공장의 재료인 솔잎이며 그 공장의 공장장이 송충이입니다.

 

아직 나비가 되지 못해 어찌 보면 미숙하고 유치할 수도 있는 제 시는 언제나 나비가 되기 위해 열심히 솔잎을 먹어야 하는 성장기의 시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 글은 완성이라기보다는 진행형이며 비판을 받을 수도 있고 끊임없이 고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미숙한 저의 첫 시집, 송충이의 솔잎공장을 통해 독자님들에게도 어떤 글쓰기의 동기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아직 나비가 되지 못했기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그래서 삶의 이유와 방향이 있는 그런 삶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013815

- 테네시에서 박성춘 올림

  [목차]
 

머리말 3

 

1부 추억의 사진을 보다

 

자유전자 9 / 존재를 위한 존재 11 / 그 옛날 여섯 살배기 막내의 시 12 / 반찬과 아버지 14 / 반찬과 어머니 15 / 애틀랜타로 가자 16 / 아메리카 폴리스 18 / 송장메뚜기여 안녕 19 / 입술을 뜯으며 21 / 암벽을 타다 22 / 모기와의 동침 23 / 컴퓨터 24 / 시월의 시 25 / 추억의 사진을 보다 26 / 사람냄새 27 / 강한 어머니 28 / 아무거나 29 / 겨자씨, 절대현재 그리고 세상 30 / 빈 수레가 요란하다 32 / 하늘방귀 33 / 의미 없는 시 34

 

2부 안경과 하나님

 

자유의지 39 / 습관은 기억에 없다 40 / 어느 이상한 꿈 41 / 붉은 시간 43 / 안경과 하나님 44 / 한 여름날의 번민 45 / 전등의 존재감 46 / 가을 파리 47 / 뇌는 죄가 없다 48 / 상대성 이런 50 / 해 바람 연 51 / 토네이도 52 / 거실나무 한 그루 53 / 머리에 젤을 바르다 54 / 가장 먼 곳의 지름길 55 / 살아있는 신앙 56 / 여백 채우기 57 / 58 / 두 세상의 차이 59 / 봄은 그렇게 60 / 시와 C 61

 

 

3부 비 오는 날의 문장부호

스위치1 65 / 스위치2 66 / 스위치3 68 / 자리 69 / 접속과 접촉 70 / 자정에 쓴 시 71 / 진리는 72 / 지쳐버림에 대한 단상 73 / ‘밖에그 낯선 어휘 75 / 비 오는 날의 문장부호 76 / 지퍼를 고치며 77 / 네비게이션의 당부 78 / 정전 79 / 신묘불측한 저 세상을 상상하다 80 / 타이밍 82 / 엄마의 일기예보 84 / 자궁에서 자궁으로 85 / 열매 87 / 모기가 있는 좁은 방에서 89 / 코리안 소시지 91 /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94

 

4부 세상, 그 분의 꿈

 

생각 · 97 / 붉은 단추의 입술 · 99 / 다가올수록 천천히 갈 꺼에요 · 101 / 커피를 마신 죄 그리고 의식 · 102 / 공기가 달다 · 104 / 거짓, 그 안에 진실이 울고 있다 · 106 / 알을 삼키다 · 107 / 마음은 글이 되어 · 109 / 모자라서 좋은 거 · 110 / 세상, 그 분의 꿈 · 112 / 단 한 가지 · 114 / 생각 없이는 · 116 / 죽을 권리도 없는 꽃 · 117 / 대폭발 이론 · 118 / 대면 대화 치유 · 120 / 음식에 대한 사유 · 122 / 선악과 · 124 / ‘믿다의 어원 · 126 / 음식은 얼마나 청결해야 하는가 · 127 / 손가락 까딱만 해도 · 128 / 장인 공() · 133 / 다 이루었다 · 134

 

서평 더불어 살아가는 긍정과 관계의 미학 / 최봉희 · 136

   

더불어 살아가는 긍정과 존재의 미학

 

최 봉 희(시인, 글벗 편집주간)

 

문학의 주제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필자는 어떻게 더불어 사랑하며 사는가?’에 귀착된다고 말하고 싶다. 동서고금의 모든 작가들이 이 한 가지 주제를 전하기 위해 글을 썼는지도 모른다. 모든 위대한 문학작품들의 기본적 주제는 함께하는 삶인지도 모른다. 형형색색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고 자리싸움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이 아니던가. 무엇보다도 인간적 보편성을 찾아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화합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박성춘 시인은 열심히 활동하는 필력을 지닌 분이다. 글벗작가회 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미 제24회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시 부문에 <자유전자>로 당선된 바 있다.

그의 문학에 주목해야 할 것은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와 관계의 미학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일까? 그의 시를 읽고 난 후에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사실 문학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개인적 체험, 또는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기 때문이다.

문학은 언어로 형상화한 인간학이자 관계의 미학이다. 시인은 당당히 절대자인 그분의 권위 아래로 걸어 들어가는 신앙 속에서 용기와 결단으로 자신의 삶을 살피면서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문학은 일종의 대리경험이 아닌가 싶다. 시간적, 공간적 한계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경험을 다 하고 살 수 없는 우리에게 삶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에 대해 새롭게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문학을 통해 우리는 삶의 치열한 고뇌, 환희, 열정, 행복 등을 느끼고 감동한다. 정신적으로 자라나고 삶에 눈뜬다는 것은 때로는 아픈 경험이지만 이 세상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한 통과의례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박성춘 시인에게 있어서 시 창작은 삶의 슬픔과 고뇌를 직접 경험해 보면서 독자에게 함께 하기를 권하는 인간이해를 그 바탕에 깔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고통스럽고 슬퍼도 상처를 받아도 서로를 위로하며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추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문학은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박성춘 시인의 작품에는 다분히 기독교적이며, 철학적이고 하나의 깊은 삶의 명제를 찾고 해명하려는 탐구정신을 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박성춘 시인이 추구하는 문학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박성춘 시인은 시집 <송충이의 솔잎공장>을 통해 어린 시절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 산다는 속담의 부당함을 깨닫고 그 존재에 대한 감정이입을 통한 삐죽거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시집 제목인 <송충이의 솔잎공장>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시인은 자신의 경험한 삶과 느낌, 그리고 이성, 즉 존재 자체를 뜻한다고 말한다. 삶 가운데 문득 스치는 생각과 경험한 일들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와 관계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사실이다.

박성춘 시의 특징을 쉽게 섣불리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자신의 삶을 성찰하면서 행복한 생명으로 거듭나고픈 관계의 미학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인 사랑과 소망, 그리고 자연과 이웃에 대한 관계 회복, 그리고 또 다른 자아와의 대화를 통해 소통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진정한 행복은 나와 타자의 관계회복으로 보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인 베르토 웅거는 상상력은 기억을 예언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다.”라고 했다. 또한 함민복 시인은 자신의 시에 대해서󰡒인간과 세계를 번역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그렇다. 시는 상상력을 통하여 기억을 예언으로 전환시켜 인간과 세계를 번역하는 새로운 관점에 번역하는 것이다. 그러면 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인간과 세계의 조화 속에서 세계를 변화시켜 더 행복한 삶과 사회를 꿈꾸는 것이 아닐까.

부슬부슬 비 내리는 어느 아침

산소엄마와 수소아빠의 품에 안기어

길바닥에서 하수구로 강으로 바다로 흘러

참 자유를 누리어라

 

어느 따스한 봄날

태양이 불러 올라가거든

동무들과 더불어

무지개의 빛깔이 되어라

 

꿈이 되어라

- <자유전자> 후반부

 

시인은 참 자유는 동무들과 더불어 무지개 빛깔이 될 때라고 말한다. 이웃과 함께 누군가의 꿈이 되라고 말한다. 그 분을 목마른 사슴처럼 간절하게 찾아 나선다. 그렇다면 시인의 꿈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꿈은 여러 메타포로 나타난다. 그 꿈은 절대자가 주신 생명을 깨닫고 이웃에 대한 존재의 자각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추구한다.

그저 있는 것은 존재가 아니다.

설악산 꼭대기 흔들바위도 어느 등산객의 손에

흔들려야 비로소 존재하는 것.

 

아무리 예쁜 꽃도 나비가 찾아와 주지 않고

봐주는 이 없으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그저 살다가 가는 것 또한

진정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걸 지켜보며 가슴 조이는 그 분의 애탐이

인간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 <존재를 위한 존재> 전반부

박성춘 시의 두 번째 특징은 존재의 미학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세계 또는 외적 원천을 이해하고 드러내는 예술, 그리하여 진정한 삶과 분리되지 않는 것이 아름다운 예술이라는 것이다. 존재와 세계가 맺는 관계 속에서 존재의 미학이 빛나는 것이다. 그 존재의 핵심에는 분명 절대자에 대한 신앙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지훈은 <존재의 미학>에서󰡒예술의 표현은 오직 그것이 표현 자체를 초월할 때 의미가 있다. 한 개인의 주관적 차원을 넘어 또 다른 삶을 만나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삶을 구성해주는 힘, 바로 절대자에 대한 신앙이다. 이것은 곧 외적 원천이고 세계다. 따라서 세계를 드러낼 수 있을 때에야 우리는 삶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고 나아가 삶의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나를 붙잡아주는 누군가가 존재하기에 내가 있다는 존재론적 인식이다.

 

타는 자와

잡아 주는 자

 

끈으로 잡아주던 나는

잠깐 딴 생각에 빠졌다

느슨해진 끈이 길어지자 아차,

 

오르는 자는 그 끈만 믿고

그 끈을 잡고 있는 나만 믿고

올라갈진대

- <암벽을 타다> 중에서

다시 말하면 문학은 존재와 관계의 표현이다. 삶이 직선이라면 문학은 곡선이다. 감성이나 정서에 의하여 암시되는 글이 시다. 그럼에도 박성춘 시인의 시는 대부분 공들인 수사나 과장이 없다. 그래서 독자는 쉽고 꾸밈없는 가운데 공감과 이해를 확보한다. 그는 일관되게 지금까지의 현실을 긍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의 시가 항상 주변 환경과 사람들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시인이 살고 있는 세계로 확대되고 거기에는 사람만이 아닌 절대자, 사물과 자연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실존론적 사유가 경험적으로 녹아들면서 그의 시는 객관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곳은

가끔 시끄러워야한다

싸움도 하고

소주 한 병 마시며 울기도 하고

잘못 했어사과도 하고

실수가 더 이상 실수가 아니고

잘못이 더 이상 잘못이 아닌

그저 사람냄새 나는

뚝배기 보글보글 양념일 뿐이라는

- <사람 냄새> 전문

 

그 놈은 필사적이다

벽 쪽으로 달라붙어

간신히 버티고 있다.

<중략>

꽁지를 살짝 톡 푸드드득

갑자기 주차장 공중을

저쪽에서 나에게로 다섯 번을 돌더니

 

저 멀리 저 멀리

인사를 하며 사라진다

고맙습니다. 인간이여

감사합니다. 사람이여

나의 사랑이여

-<송장메뚜기여 안녕> 중에서

켜졌다 꺼졌다

101010

10밖에 모르는 컴퓨터

본체에 박혀진 다이오드

눈알이 깜박깜박

내 눈도 덩달아 깜박깜박

신이 새겨놓은 DNA

101010

신은 인간을

인간은 컴퓨터를

컴퓨터는 과연 무엇을

<컴퓨터> 전문

 

그의 시에서 신과 인간, 그리고 자연과 사물이 함께 하고 있다. 그들은 도구적인 존재이면서도 가족이면서도 동반자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동등한 자유로운 존재로 관계를 맺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박성춘의 시에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관계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성춘 시인의 꿈은 행복한 시를 쓰는 것인가 싶다. 먼저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섭리와 은총에 순종하는 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이것 때문에 / 하나님을 멀리하고 / 거부하다가도

 

이것 때문에 / 하나님께 엎드리어 / 기도하게 된다

- <자유 의지> 전문

 

그는 또한 하나님께 순종하면서 받은 그 사랑을 감사하면서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귀가 들을 뿐 아니라

안경도 끼도록

 

하느님은 어찌 미리 아시고

 

눈을 만드신 하나님은

안경만큼은 인간에게 맡기시고

 

자상도 하시지 안경을 걸도록

- <안경과 하나님> 전문

 

박성춘의 시에서 개인의 실존은 그 자체가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박성춘은 그러한 존재자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등의 존재감>, <가을 파리>, <상대성이런>, <거실나무 한 그루> 등은 시인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도 내부의 존재물이다. 서로 돕는 기다림의 존재로, 혹은 생명을 존중하는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네가 있어 비춘다

네가 떠나도 비춘다

 

어두움이 몰려오는 밤

비라도 내리면

 

길 잃은 길고양이

쉼이 될 수 있도록

 

이 어두운 밤

기약없는 기다림을

밝혀놓는다

- <전등의 존재감> 전문

 

시인은 사소한 것에 삶의 진리를 발견하고 감동한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열심히 찾고 있다. 그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자연의 관계를 인정하면서 시작된다.

 

혈관에 약물을 넣어

제거하려 했지만

너는 더욱 센 놈이 되었다.

방사선으로 너를

태우려 했지만

너는 인질을 붙잡고 있었다.

이제 너를 받아들이련다

너를 죽이지 않을 테니

같이 살자 그래

사는데 까지

같이 살아보자

- <> 전문

그러면 박성춘 시인의 시에서 행복은 무엇일까? 어쩌면 시인은 멋진 시, 행복한 시를 쓰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시에서 시종일관 타자와 더불어 살면서 행복의 스위치를 찾고 있다. 그 행복의 스위치는 무엇일까? 존재와 관계에서 비롯된 깨달음이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지만 그렇지만 전기가 끊겨 깜깜한 밤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것은 암흑에 파묻힌 우리의 심령이며 어둠 속 야광같은 마음인 것이다. 시인은 그런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구원하였습니다.

치유되었습니다.

믿음의 있음과

믿음의 없음은

스위치의 ON

스위치의 OFF와 같습니다.

<중략>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스위치가

켜질 줄을 모른다면

당신의 불치병은

깨어질 수 없습니다

- <스위치2> 중에서

 

한강을 건너듯

망각의 강을 건너듯

이 세상 태어날 때

저기서 여기로 이주해 올 때

새로 산 아날로그시계의

단추를 눌러 초침이 움직일 때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정확히 나는 언제부터였을까

나의 존재는 언제 켜졌을까

<스위치3> 중에서

 

존재의 현실을 확인 후에는 시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 현실을 만끽하라고 말한다. 그 현실은 주위 현실과 어울리던지 절대자의 뜻에 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성춘 시인이 추구하는 세상은 온 인류가 한 몸이 되는 공동체의 세상이다. 서로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만이 평화가 있고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당신의 존재 안에 숨어있어요

지금 그 현실 상자의

뚜껑을 열고

당신이 가장 원하는 현실조각

하나를 꺼내 보세요

그리고

그 현실을 만끽하세요

, 그 현실은 주위 현실과 어울리던지

그 분의 뜻에 합당하던지 해야 합니다

단독으로 존재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 <생각> 후반부

온 인류가 한 몸이 될 때

먹을 빵과 마실 물은 부족할 수 없다

 

내 이웃이 내 몸과 같다면

어찌 테러가 일어나며

어찌 전쟁이 일어날까

내 이웃이 내 몸과 같다면

- <단 한 가지> 중에서

 

결론적으로 박성춘 시의 특징은 절대자를 통한 존재의 진리를 찾아서 더불어 살아가는 긍정과 존재의 의미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마디로 그의 시는 더불어 살아가는 긍정과 존재의 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박성춘 시인이 추구하는 행복은 어쩌면 행복한 글쓰기를 소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마음은 세상이라고 말한다.

 

공간이 있고

시간이 있어

또한 마음이 있네

뇌신경의 찌릿함으로

생각이 불거져

영혼의 어떤 의지로

뒤적뒤적 생각을 추려

하얀 종이 위에

펜을 그어 글이 된다

발 없는 말, 글이 퍼져나가

누구든지 읽으면

마음과 마음이 통해

세상이 된다

마음은,

세상이 된다

- <마음은 글이 되어> 전문

 

결국 시인이 추구하는 행복한 세상은 세상이 세상을 만나 고집이 깨지고 조화로운 세상이다. 창작활동을 통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박성춘의 시를 권한다. 박성춘이 꿈꾸는 상상력은 송충이의 솔잎공장을 넘어선 우리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 회복의 행복공장이 아닌가 싶다. 박성춘의 시를 불씨 삼아서 우리 마음껏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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